건강한 어린이 채식법
부경대 채식원고(2019-0904)
글. 이광조(한국채식영양연구소 대표. soypaper@daum.net)
얼마전에 채식과 관련된 기사가 하나 실렸다. 호주 시드니 형사법원에서 30대 부부에게 사회봉사 18개월을 명령했는데, 그 이유가 두 살짜리 딸에게 영양적으로 불균형적인 잘못된 채식을 강요했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생후 19월이었으나 영양실조가 심하여 3개월 아이의 몸무게인 5kg에 불과하였다. 이들 부모가 먹인 음식은 주로 바나나, 귀리, 감자 등 채소와 과일만 먹였다고 한다.
스웨덴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져서 부모는 징역 3개월에 벌금을 받았다. 몇 년에 한차례씩 학술지에도 잘못된 채식 식이를 제공하여 어린이의 발육, 특히 신경발달의 지체가 보고되곤 하는데 주된 영양소의 결핍은 비타민 B12이다.
세계 영양학계를 이끄는 미국과 캐나다, 즉 북미영양학회에서는 이미 채식이 영양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2009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의회에서 교도소의 재소자와 병원 환자가 희망할 때에는 채식식단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법안을 상정하였고, 예산까지 책정하였다.
1999년 스웨덴의 전체 고등학생중 4분의 1정도인 7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 의하면 채식하는 어린이와 하지 않는 어린이 사이에 영양적 차이는 없었다.
당시 우미아 시의 경우 여고생의 25%가, 남고생의 7%가 채식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린이에게 어떻게 채식을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제시가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채식을 할 때 영양적으로 결핍되지 않게 하는 단순한 방법을 필자는 3위 1체 채식법으로 고안하였다. 즉, 식단을 짤 때 3가지 식품군에서 한가지는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첫 번째 식품군은 통곡류군이다. 통곡류는 도정을 하지 않는 곡물을 의미하는데, 현미, 통밀, 통보리 등이 이에 포함된다. 통곡류가 주로 공급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이고, 이에 더해서 풍부한 불용성 섬유소가 추가된다.
두 번째 채식식품군은 콩류, 종실류, 견과류이다. 종실류에는 해바라기씨나 들깨, 참깨 등이, 견과류에는 호두, 피칸, 캐슈넛, 아몬드, 마카다미아, 브라질 넛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단백질과 지질을 풍부하게 공급해준다.
세 번째는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로서 미네랄, 수용성비타민, 파이토케미칼, 항산화제, 수분 등을 공급해준다. 즉, 여러분이 식단을 짠다면, 통곡류에서 한가지, 콩류,종실류,견과류에서 한가지, 채소류,해조류,과일류에서 한가지를 포함하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비타민, 섬유소, 파이토케미칼, 항산화제, 수분등이 조화롭게 제공되는 것이다.
호주와 스웨덴의 영양적 지식이 제한된 부모들이 먹인 음식을 살펴보자. 이들은 바나나, 귀리, 감자 등 채소와 과일만 먹였다. 바나나는 탄수화물, 귀리도 탄수화물, 감자도 탄수화물이다. 따라서 이렇게 먹이면 단백질과 지질(지방)을 공급받을 수 없다.
특히 영양소에는 인체내에서는 합성하지 못해서 반드시 음식으로만 공급받아야 하는 영양소들이 있는데 이를 ‘필수’라는 단어를 붙인다. 필수아미노산과 필수지방산 등이 그것인데, 이들은 주로 콩류, 견과류, 종실류에 풍부하다.
따라서 단순하게 통곡물이나 과일만 먹였을때에는 성인의 경우에도 서서히 결핍증세가 나타나겠지만, 급속히 성장하는 어린이에게는 성장발육을 저해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잔치집에 갔는데, 잔치국수와, 빵과, 떡과, 탄산음료가 나왔다고 생각해보자. 잔치국수도 탄수화물이고, 빵, 떡, 탄산음료도 모두 탄수화물 덩어리이다.
이렇게 되면 인체에는 단백질과 지질이 결핍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는 들깨가 있다면 밥수저로 두서저 정도, 아몬드 20개 정도를 먹으면 영양적으로 보완을 할수 있다.
개인의 일상에서 손쉽게 3위1체 채식을 하는 방법은 현미콩밥에 미역국과 김치를 먹는 것이다. 여유가 된다면 미역국에 들깨를 두수저 정도 넣어 먹어보자. 현미와 콩은 비율이 대략 6대 1 내지 9대 1로 섭취하면 된다. 이렇게 며칠만 먹어도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경험적인 채식은 때로 위험한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사람이 이렇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길로 따라갈수 있다. 과학은 현대사회의 공통언어이자 일반이론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면 채식식이로 영양적 결핍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서구사회에서 채식을 할 때 특히 문제가 되는 영양소중 하나는 비타민 B12인데 이것은 김에 풍부하다. 특히 파래김에 많이 있는데, 100g당 68마이크로그램 정도가 있다. 하루 권장섭취량은 성인의 경우 2마이크로그램이다.
임산부는 2.4마이크로그램인데, 대략 김 두장정도 섭취하면 된다. 이미 삼국시대에 왕이 신하에게 김양식장을 상으로 하사하였을만큼 우리나라는 영양적으로 완전채식의 영양소들을 충족시켜왔다. 최근 김수출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채식인구 증가와 맞물려 있다고 추론된다. 더욱 많은 김 수출이 이루어질 것이다.
건강한 채식은 어렵지 않다. 3위일체 채식법으로 간편하면서도 건강한 채식을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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