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일과 인간관계에 지나칠 정도의 집중을 요구당한다. 경쟁에서 우월해지기 위해, 혹은 자신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분발하고 몰입하여 결과물을 도출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과중한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몸과 마음의 균형을 상실하게 한다. 집중(Concentration)이란 오직 한 가지 대상에 온 정신과 에너지를 쏟음으로 인해 그 외의 다른 대상을 잊어버리게 한다. 반면, 명상(Meditation)은 의식 자체가 어떤 대상에도 집착하지 않고 깨어 있는 상태로 나아가게 함으로써 삶의 균형을 회복하게 한다. 명상은 자연의 질서에 가깝게 몸과 마음을 조율하는 과정이자 평안에 이르게 하는 길이다.

명상의 시작은 몸의 정화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몸을 정화하고 자연의 상태에 가깝게 만드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서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몸과 마음, 정신과 영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 음식을 소화하는 기능을 담당한 장부인 비위(脾胃)는 오행상 토(土)에 해당한다. 토의 기운은 모든 생명을 기르는 근본이자 바탕을 의미한다. 무엇인가를 소화한다는 것은 단지 음식의 영양성분을 분해하는 과정만이 아니라 음식이 가진 파동을 내 몸과 조율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선택하는가, 어떤 감정으로 식사하는가, 어떻게 조리하고 어떤 환경에서 먹는가도 아주 중요하다. 소화가 잘 안 되면, 매사 의욕이 없고 자꾸 졸리면서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해져 다른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게 되며 잘 붓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멀미를 자주 하면서 앉았다 일어나면 어지럼증이 생긴다. 자주 메슥거리면서 토하고 싶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이 있다면 신경을 많이 써서 소화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 가운데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이 거북한데도 과식을 하는 일도 있다. 과식은 장내에 독소를 생성하여 대변에 문제를 일으키고, 두통을 유발하며 마음을 어지럽게 만든다. 그래서 예로부터 수행자들은 정갈한 음식을 도에 맞게 취하는 공부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닦아왔다.

 

전통적인 수행자들은 엄격한 채식식단을 지켜왔다. 인도의 모든 종교와 윤리 속에서 공통으로 발견할 수 있는 불살생(Ahimsa 아힘사)의 원리는 모든 존재에 대하여 해를 끼치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정갈한 힘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사트바구나(Sattvaguna)를 가진 음식으로는 과일과 채소, 콩, 견과류, 통곡류가 해당되고 적당량의 식용 식물과 향신료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인도와 같이 소를 숭배하는 문화권 속에서는 우유와 유제품도 영적인 진보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음식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공장식 사육방식으로 생산된 우유나 유제품들은 오염된 음식일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음식으로 분류되어야 할 것이다. 인도수행의 전통 속에서 알코올, 카페인 음료, 초콜릿, 탄산 음료, 설탕류는 자극적이고 동적인 음식이면서 몸과 마음을 교란시키는 에너지를 준다 하여 제한한다.

또한 육류와 생선, 계란류는 동물들에게 해를 가하여 얻어진 음식이므로 영적인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금기시했다. 불가에서는 몸과 마음을 교란시킬 수 있는 자극적인 향신성분이 들어간 오신채(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를 금하는 청구(淸口)채식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일부의 명상 요가 수행자들은 달의 인력이 인체의 균형에 영향이 미치는 그믐과 보름 3일 전을 단식일로 지켜왔다. 인체의 70%가 물로 구성된 우리의 몸이 달의 인력과 반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여자들의 생리주기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그믐과 보름날에는 달의 인력이 인체 내의 수분을 두뇌 쪽으로 끌어당겨 뇌압이 상승하므로 불안, 초조, 긴장, 분노 등의 감정적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신체적으로도 평상시와는 다른 컨디션이 되기 쉽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신체의 전자기장이 이 시기에 갑자기 변하는데 특히 배꼽과 뇌의 전자기 진동에 커다란 전위차를 발생시킨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 시기에 단식을 하면 두뇌에 과도하게 쏠리는 수분이 위장과 내장으로 몰리게 되어 뇌압을 낮출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독소와 소음이 넘쳐나는 일상 환경 속에서 혼자 단식을 실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단식은 준비식과 보식을 제대로 갖추어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식사 리듬을 깨뜨려서 폭식습관을 유발하는 단점도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 후 진행하도록 하자.

 

전문 요가 수행자거나 종교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보다 안정된 마음의 상태를 원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은 자신의 체질에 맞게 선택된 좋은 재료로 정갈하게 조리된 음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통식단은 가장 생태적이면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을 주는 자연식 밥상이다. 다만, 염분이 지나치게 많거나 너무 오래 불을 가하여 조리한 음식을 피하고, 조리한 지 오래된 음식 대신 신선한 상태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채식을 하는 그 자체이다. 채식은 사랑이 담긴 생활방식이고 채식을 오래 실천하다 보면 저절로 몸과 마음의 힐링을 체험하게 된다. 그러나 빵이나 밀가루 음식, 인스턴트 식품이나 탄산음료 등의 정제탄수화물 위주의 채식식단, 영양과 체질을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인 생채식과 디톡스 식단은 오히려 몸과 마음의 균형을 깨뜨려 채식 이전보다 더 건강하지 못한 상태를 만들기도 하므로 주의하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이란, 조화와 균형에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가장 좋은 명상의 기초이자 태도이다.

1.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선택하자 - 맵고 짠 음식, 화학조미료, 당분이 많은 음식, 카페인 식품, 알코올, 흡연을 삼가자.
2. 자연 상태 그대로 먹자 - 통째로 먹고 적게 조리하고 불을 최소한 사용한 요리가 좋다.
3. 체질에 맞게 먹자 - 몸이 냉한 사람들은 따뜻한 재료로, 열이 많은 사람들은 찬 성질의 재료로 음양의 균형을 잡자.
4. 질 좋은 재료를 선택하자 - 생산과정과 유통과정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일들이 음식에 영향을 미친다. 유기 재배된 생산물을 선택하자.
5. 행복한 분위기로 사랑을 담아 요리하자 - 음식을 통해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요리를 즐겨보자.
6. 음식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자 - 나의 세포를 이루게 되는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자.